우리 나라 도자기의 과학적인 연구


1. 개요

우리 나라를 도자기의 나라 또는 항아리의 나라라고 한다. 그만큼 우리 나라는 오지그릇이나 질그룻같은 도기부터 청자에 이르기까지 많은 도자기가 생활에 쓰였다. 따라서 도자기는 우리문화를 대표하는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많은 연구가 있어야 할 것이다. 특히 도자기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세라미스트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이제까지 우리 나라 도자기에 대한 연구는 예술적인 가치와 문화적인 면에 많이 치우쳤다 (사실 이것도 다른 나라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즉, 도자기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가 부족했으며, 그 연구도 청자에 집중되어 있다. 우리 나라 도자기에 대한 보다 광범위한 과학적인 연구가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그것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잘 알 수 있으리라. 사족으로 예를 한가지 들어보기로 한다 [1]. 오지그릇이라는 것이 있다. 이 그릇은 몇십년전까지만 해도 생활에서 많이 쓰이는 것으로 질그릇을 불완전 환원번조해서 구원낸 것이다. 이 그릇을 확대해서 살펴보면 구멍이 숭숭 뚫려져 있는데, 이것은 독이나 항아리에 음식물을 저장할 때 바람이 통하고 숨을 쉬게해서 그속에 음식물이 쉬거나 썩는 것을 막아준다. 그리고 검댕이를 입혀 소성하기도 하는데, 검댕이는 미적으로 아름답게 보이게 하면서 중금속 같은 나쁜 성분을 흡수하는 청정작용을 한다. 또 약토와 재를 섞어 잿물을 만들어 입혀 구웠기 때문에 표면이 매끄러우면서도 바람이 통하여 숨을 쉬게 하면서 물은 통과하지 못한다. 이같은 기술은 수천년동안 오지그릇을 제작하면서 얻어진 경험을 통해서만이 개발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오지 그릇은 광명 단을 쓴 오지 그릇이 19 세기 말엽부터 등장하고, 일제 치하부터 본격적으로 성행하면서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광명 단은 산화납 (Pb3O4)으로 오지그릇에 입혀 구우면 붉은 색이 나고 표면이 유리알 같이 매끈매끈하고 반짝반짝 빛난다. 때로는 여기에 망간도 같이 넣는다. 광명단을 쓴 오지그릇의 가장 큰 문제는 인체에 해로운 납과 망간 성분이 용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납 유약이 완전히 녹아 오지그릇의 숨구멍을 막아버리기 때문에 안에 있는 음식물이 '질식'해서 죽어버린다는 것이다. 또 쉽게 깨진다. 만약 그 동안 오지그릇에 대해 충분한 과학적인 연구가 있었고, 그 결과를 모든 사람이 알았더라면 광명 단이 판을 치면서 인체를 망가트리는 지금과 같은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또 그 동안 충분한 과학적인 연구결과가 있었다면 이 결과를 이용해서 새로운 첨단 세라믹스 (예를 들어 정수기 필터 같은 것)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요즘 도자기 업계에서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납성분이 없는 유약개발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오랜 시간동안 견뎌야 하는 핵 폐기물을 담는 세라믹스 용기를 개발하려고 할 때 오랜시간동안 견딘 고고학적 유물을 연구해서 재료를 선택하려는 외국의 노력을 보아서도 결코 허황된 이야기가 아니다.

Fig. 1. 장광안에 있는 큰 독들. 우리 나라 식품의 가장 큰 특징은 발효식품이 모든 식품의 기본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며, 이같은 발효식품은 옹기가 있어야만 가능하다. 이것은 발효가 산소를 필요로 하는 화학작용이며, 이를 위해선 물이 새진 않으나 공기가 통할 수 있는 그릇, 즉 옹기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1].


2. 우리 나라 도자기 기술의 우수성

연구할 가치가 있는 것이라야만 연구할 필요가 있다. 그런 면에서 우리 나라 도자기가 그런 기술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재료과학자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한국의 도자기는 그럴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 한 예로 세계역사에서 재료에 대한 개발과 특성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혁명적인 기술개발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고 [2], 거기에 한국의 도자기 제조기술이 들어가 있다.

25,000 B.C. 세라믹스의 모양을 위한 열충격기술개발
14,500 B.C.이집트 룩소르에서 유약의 흐름과 관계된 레올러지 조절 기술개발
12,000 B.C.플린트(flint)의 고상입계특성변경 기술개발
8,000 B.C.석회와 석고소성기술개발
7,000 B.C. 섬유강화 도기제조
5,500 B.C.철의 산화환원반응막